안면홍조의 원인
안면홍조는 얼굴, 목, 상체가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면서 피부가 붉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때 발한이나 가슴 두근거림, 불쾌한 기분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피부가 장시간 동안 붉은 상태로 유지되는 홍반과는 달리, 안면홍조는 짧은 시간 동안에만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피부가 붉어지는 것은 피부 밑 작은 혈관들의 수가 많아지거나 작은 혈관 속으로 흐르는 피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히스타민과 같이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이 분비되거나, 피부 밑 혈관의 확장과 수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활성화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율신경은 땀샘도 조절하기 때문에 자율신경이 활성화되어 나타나는 생리적인 홍조나 폐경 후 여성에서 나타나는 안면홍조는 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홍조가 주로 뺨을 중심으로 얼굴에 나타나는 것은 이 부분의 혈관이 비교적 굵고 피부의 표면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와 같은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얼굴 부위 발진은 과민반응에 의한 증상으로서, 안면홍조와 유사하게 보일 수 있으나, 발생하는 원리에는 차이가 있다. 또한, 다한증은 땀 분비가 많지만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은 없다는 점에서 안면홍조와 구별할 수 있다.
당황하거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 얼굴이 약간 달아오르거나, 운동이나 사우나를 하고 나면 체온이 올라가므로 열을 발산하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면서 홍조가 발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뜨거운 음료나 커피를 마실 때에도 구강 내 혈액 온도가 올라가면서 안면홍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안면홍조는 마치 더울 때 땀이 나는 것처럼 생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안면홍조는 폐경 후 여성이 흔히 경험하는 증상 중 하나로서 기존 연구에 따르면, 폐경 후 여성 3명 중 2명 이상이 안면홍조를 경험한다고 한다. 난소 제거 수술을 받은 경우, 수술 후 1년 이내 증상이 가장 심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적정 체온에 대한 기준점을 낮춰, 약간의 체온 증가에도 체온 조절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안면홍조가 증가하는 것으로 본다. 고혈압 약제인 칼슘 통로 차단제, 이상지질혈증에 사용하는 니코틴산, 발기부전 치료제인 실데나필이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그 외에도 유방암 재발 억제에 사용하는 타목시펜, 전립선암 치료제인 류프롤리드, 골다공증 치료제인 랄록시펜과 바제독시펜, 항염증제인 스테로이드 제제 등이 안면홍조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맵고 신 음식이나 음주에 의해 안면홍조가 생길 수 있다.
안면홍조의 진단 & 검사
안면홍조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이 갖고 있는 기저 질환 및 건강상태, 생활습관, 동반 증상 등을 종합하여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생리적 원인 또는 생활습관에 의한 안면홍조로 생각되는 경우는 진단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질병과 연관되어 발생하는 안면홍조일 가능성이 있다면, 혈액 및 소변검사를 통해 원인을 감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초음파,CT 와 같은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여성에서 폐경 전후(45~55세)에 안면홍조가 발생한다면 폐경에 의한 안면홍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자궁 적출을 하여 생리를 하지 않는 여성이라면, 호르몬 검사를 통해 폐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안면홍조의 연관 증상
폐경 후 여성에서 나타나는 안면홍조는 반복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고, 발한이나 가슴 두근거림, 불쾌감이 같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안면홍조가 수면 중에 발생하면 더위를 느끼거나 땀을 흘려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있고, 이로 인해 만성적인 수면장애나 피로가 생길 수 있다. 반면, 약물에 의한 안면홍조는 수분에서 수 시간 지속되면 발한을 동반하는 경우는 드물다. 유암종과 동반되는 안면홍조는 안면 피부 부종, 눈물, 침샘 부종, 저혈압, 가슴 두근거림, 설사, 천식 발작과 같은 유암종 자체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동반한다. 갑상선 항진증에 의한 안면홍조는 두근거림, 체중 감소, 안구 돌출, 설사와 같은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안면홍조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붉은 빛깔의 얼룩점(홍반)이 생길 수 있고, 이때 피부는 지속적으로 붉은 색을 띠게 되고, 피부가 솟아 올라오는 고름물집, 혈관확장증, 부종 등이 동반된다.
안면홍조의 치료 방법
폐경 후 여성에서 나타나는 안면홍조의 경우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여성호르몬 치료이다. 여성호르몬 치료는 안면홍조 뿐 아니라 안면홍조로 인한 수면장애를 호전시키며, 비뇨생식기계 기능을 개선시키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여성호르몬 치료는 질 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간의 여성호르몬 치료는 심뇌혈관 질환, 정맥 혈전 색전증, 유방암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여성호르몬 치료를 할 때에는 그 이익과 위험에 대해 의사와 먼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유방암이 있었거나,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많은 경우, 그리고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 여성호르몬 치료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건강기능식품을 사용할 수 있다. 콩에는 이소플라본과 같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많아 여성호르몬 대체 식품으로 좋다.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요인을 회피하는 것은 안면홍조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 고온의 사우나 목욕이나 맵고 뜨거운 음식의 섭취는 안면홍조를 흔히 유발하는 요인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음주도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여러 벌의 얇은 옷을 입고 벗어 쉽게 체온 조절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안면홍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하여 안면홍조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평소 적절한 운동을 통해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고, 취미활동, 명상과 같은 방법을 통해 정신적 건강도 유지하면 안면홍조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안면홍조 증상이 생겼을 때, 차가운 음료를 마시거나, 냉방을 하면 안면홍조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로 인한 안면홍조일 경우 원인이 되는 약물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함으로써 안면홍조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질병이 원인이 되어 안면홍조가 발생한 경우에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안면홍조도 함께 개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갑상선 항진증이 안면홍조의 원인일 경우 약을 통해 원인 질환을 조절하면 안면홍조는 자연히 개선될 수 있다.
특정한 상황에서만 안면홍조가 유발되는 경우는 생리적인 안면홍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병원을 반드시 방문할 필요는 없다. 또한, 폐경기를 전후로 하여 발생한 안면홍조이고 그 정도가 경미한 경우도 병원을 방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거나, 설사, 복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폐경에 따른 안면홍조로 생각되는 경우에도 일반적인 생활습관 관리로 증상에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병원에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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